폭삭 늙어 버린 사람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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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며칠, 몇 개월 사이 폭삭 늙어버린 사람을 볼 때가 있다.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꼭 맞아야 한다는 선전에 넘어가 병으로 지치고 힘든 몸을 끌고 가 유전자 주사를 맞은 사람들이었다. 그중에는 말기 암 환자, 심장병 환자, 신부전증으로 투석하는 환자, 천식환자, 자가면역환자, 노환으로 오늘내일하는 환자, 치매 환자,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환자도 있었다.

안타깝게도 그들 중에 상당수가 사망하거나, 병이 더 심해졌고, 없던 병이 생겼으며, 급격히 노화 되어 아주 딴사람이 되었다. 걷지 못했던 사람은 더 걷지 못했고, 관절 아팠던 사람은 더 많이 아팠고, 살 빠진 사람은 더 살이 빠졌고, 주름이 많았던 사람은 더 주름이 깊어졌고, 죽을 기운조차 없다고 말하던 사람은 그 말도 못 할 정도가 됐고,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는 더 구부러졌고, 어지러워 넘어지던 사람은 더 심하게 더 자주 넘어졌다. 밥을 못 먹던 사람은 더 못 먹게 되었고, 치매 있던 사람은 치매가 더 심해졌고, 혈압 높던 사람은 중풍으로 쓰러졌다.

어떤 사람은 없던 병이 생겼는데 머리가 안개 낀 것 같다는 사람,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는 사람, 가슴이 바늘로 찌르듯이 아프다는 사람, 피로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사람, 맹장염에 걸렸다는 사람, 담낭염에 걸렸다는 사람, 계속 가래가 끓는다는 사람, 갑자기 식은땀이 나 온몸이 젖는다는 사람이 있었다.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하나의 병에 걸려 있었다. 자신이 그렇게 된 원인을 따져보지 못하는 병, 부분 기억 상실증, 부분 시력 손실증, 다른 것은 다 믿지 못하지만, 유전자 주사만 믿는 맹신, 다시 말하면 그렇게 된 모든 가능성 중에서 유전자 주사를 배제하는 기묘한 병에 걸려 있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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