효도 건강검진 받고 죽은 80대 할아버지 (퍼온 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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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 아들이 5G폰을 사준게 효도라고 생각하는 아버지 글 보고 생각나서 쓴다.
벌써 한 5년 정도 된 일인데, 서울에 있는 빅5 병원 중 하나에서 일어난 실화다.
어떤 할아버지 자식들이 효도시켜 드린다고 그 병원에서 진행하는 고가의 건강검진 패키지를 받으시게 했어.
일명 "효도 건강검진"이라고, 기본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항목들 외에 별의 별것들을 다 집어넣어서 비용이 무려 200만원 선이었거든.
나이는 많으셨지만 큰 이상 없이 정정하셨는데 그거 받고 약 한 달 시름시름 앓으시다가 돌아가셨다.
문제가 된 부분은 그 수많은 항목들 중에서 (아 미친..) "폐 생검"(lung biopsy)이 있었어.
조직검사 알지?
예를 들어 간암이 있는지 보려면 끝부분에 작은 집게 겸 절삭기능이 있는 긴 니들을 복강 안으로 넣어서 간 일부조직을 아주 조금 떼어냄.
근데 멀쩡한 양반한테서 폐 조직을 아주 조금 떼어내는 폐 생검을 한거야(세침흡인생검이라고 함).
간 생검보다 폐 생검은 훨씬 더 위험해. 왜냐면 흉곽 안쪽은 음압(-)이 걸려있는 상태로 폐가 흉강 내에 좌악 펼쳐져 있기 때문에
폐에 구멍이 생기면 그 부분이 collapse되어 버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임.
폐에 정말 조그마한 구멍만 나도(=기흉) 군대도 현역으로 못간다.
근데 그 노인분한테 딱히 병도 없는데 폐 생검을 하다가 의새가 실수로 기흉을 만들고 거기에 염증이 생겨서
건강검진 거나하게 받고 시름시름 앓으시더니 세상 뜨셨음.
가족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나도 못들어서 몰라.
근데 야 자식들이 우리 아버지 나이드셨으니까 좋은 데 가서 한번 비싼서비스 받게 해드리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해드렸을텐데
그게 그꼴이 나게 한 거야
아니 대체 사람이.. 평소에 멀쩡하게 자력으로 숨을 쉬고 잘 살고 있으면, 딱히 호흡기 증상 없으면 이상 없는거지
노인이면 폐활량 검사나 해보고 운동처방이나 하지 왜 해볼 수 있는걸 다 해본답시고 폐 생검을 하냐고.. 그 위험한 걸
폐암 걸린 것도 아닌데 건강검진해보겠다고 폐를 뜯어보는 미친놈들임.
어디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식당가에 환자는 출입금지고 병원 내에 기념품 가게도 있는 거기다.
이 세상은 아주 잘못돼서 삐걱삐걱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
좋다는 게 좋은 게 아니고, 좋아 보이는 것도 좋은 게 아니다.
이것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삶의 방향과 운명을 많이 좌우한다.